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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더 주면 진료도 놀이기구도 빨리…합법적 새치기 논란

오미토리 2024-01-12 조회수 141

image.png 돈 더 주면 진료도 놀이기구도 빨리…합법적 새치기 논란

월 1100원에 산 진료 대기

경기도 송산신도시에 거주하는 성은 씨는 지난 12월 중순 A형 독감 유행으로 이비인후과에 방문했다가 대기명단을 보고 아연실색했다. 대기자만 73명. 오전 진료 시작 후 20분 만에 방문했음에도 불구하고 ‘대기자가 많아 당일 접수가 어렵다’는 말을 들어야 했다. 직원은 성은 씨에게 “다음에는 ‘똑닥’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예약하고 오는 게 좋다”고 권고했다.


image.png 돈 더 주면 진료도 놀이기구도 빨리…합법적 새치기 논란

똑닥은 병원 접수·예약을 중개하는 앱이다. 스마트폰으로 원하는 시간에 진료 예약을 하고, 그 시간에 맞춰 병원에 찾아가면 된다. 처음에는 무료 서비스로 이용자의 편의를 도왔지만, 지난해 9월부터 멤버십 유료가입 후 병원 접수·예약을 가능하게 했다. 멤버십 비용은 월 1100원, 연간 1만1000원이다.

큰돈이 아니기에 가입 버튼을 누르려던 성은 씨는 “줄 서는 것도 돈을 내야 하나”는 생각에 찝찝함을 지울 수 없었지만 울며 겨자먹기로 월 이용권을 결제했다고 말했다.

똑닥 유료결제서비스가 불러온 파장은 생각보다 컸다. 이용료는 월 1100원이지만 서비스의 목적이 병원 접수·예약이란 점에서였다. 쉽게 말해 진료 예약에 쓰는 시간을 월 1100원에 사는 격이다.

서비스에 대한 의견은 크게 두 가지로 엇갈렸다. 줄을 서거나 시간을 들여야 하는 노력을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만족도가 높다는 긍정 평가, 디지털 소외계층에 대한 배려 논란은 물론 “환자는 구분없이 모두 진료하겠다”는 히포크라테스 선언을 어긴 게 아니냐는 부정적인 평가다.
논란은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의 도마에 오를 정도로 확대됐다. 


논쟁은 1년 전 한 커뮤니티에 올라 지상파 방송까지 타며 큰 화제를 모았던 글을 떠올리게 한다. 

‘놀이공원 매직패스에 분노한 아버지’의 글이다.

매직패스는 롯데월드가 2006년 도입한 놀이기구 탑승 예약 시스템이다. 하나의 놀이기구를 이용함에 있어서 매직패스를 구입한 이에게는 별도의 출입구를 제공함으로써 먼저 와서 기다리고 있는 줄과 무관하게 바로 탑승할 수 있는 제도다. 5회 이용에 4만9000원, 10회에 8만9000원이다.

당시 자신을 초등학교 4학년, 1학년의 아버지라고 소개한 그는 “매직패스는 불공정의 시작”이라며 “정상적으로 기다린 사람들과 달리 돈을 더 내고 특별한 혜택을 받는 일을 우리 아이들에게 제공하고 싶지 않았다”고 말했다. 장문의 글은 삽시간에 큰 화제를 모았다. 자본주의에서 황당무계한 글이란 의견이 다수를 이뤘지만, 글쓴이에 동조하는 댓글도 꽤나 많았다. 다른 이의 시간을 돈으로 뺏은 게 아니냐는 논지였다.

image.png 돈 더 주면 진료도 놀이기구도 빨리…합법적 새치기 논란

“돈 내면 새치기도 괜찮다?”

샌델의 이론을 바탕으로 누리꾼들도 새치기 매매권에 대해 이 같은 의견을 던진다. 비즈니스 클래스나 이코노미 클래스처럼 공간을 나눠 편의를 제공하는 게 아니라 돈으로 다른 사람의 시간을 뺏는 개념이기에 비판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혹자는 “시간은 누구에게나 공평한 것이었지만 이제 시간도 돈으로 사는 시대가 왔다”며 “문제는 그 시간이 타인에게서 뺏은 시간이란 데 있다”고 말했다.


“시간에 매긴 가격, 효용의 극대화”

반면 경제학자의 입장에서 줄서기는 낭비이자 비효율적 행동이다. 이들은 공항, 놀이공원에서 좀 더 빠른 서비스를 받기 위해 돈을 지불하는 것은 사람들이 자신의 시간에 가격을 매김으로써 경제적 효용을 높이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러한 시장 논리로 명품백을 사기 위해 대신 줄 서는 ‘대리 줄서기 사업’이 성행하고, 미국에서는 값비싼 전담 의사 서비스가, 중국에서는 진료예약권 암거래가 수백 달러에 팔릴 수 있다는 것이다.

https://n.news.naver.com/article/050/00000708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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