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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제가 당한 보이스피싱에 대한 장문 글 입니다.

라쿠카라차 2023-11-07 조회수 149
혹시라도 같은 피해를 보실분들이 계실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추가피해 방지를 위해 글을 작성했습니다. 글이 두서없더라도 조금만 이해해주셨으면 합니다..

1699265667248.jpg 오늘 제가 당한 보이스피싱에 대한 장문 글 입니다.
 시작은 제 명의로 카드 발급이 되었다는 문자였습니다. 제가 최근에 주민등록증을 분실한 사실이 있어 순진하게 믿고 전화를 걸었습니다.


 전화를 걸었더니 조선족 말투가 아닌 실제 카드사 직원처럼 나긋한 표준어로 롯데카드 부서명을 밝히며 무슨일로 전화주셨냐고 물었습니다. 

 개인정보가 유출당하신것같은데 요즘 삼성 폰 쓰시는 분들이 명의도용 당하는 경우가 많다. 혹시 삼성폰 쓰시냐, 최근에 해외여행 다녀오신적있냐, 해외 어플 쓰신적있냐 이런식으로 실제 카드사 직원 처럼 물어봤습니다. 그러더니 발급사실 조회를 해보겠다며 제 주민번호를 물었습니다. 타자치는 소리를 의도적으로 내며 중국에서 제 명의로 발급이 되었다는 말을 했습니다. 발급 정지 신청을 하고 보호 조치를 시켜주겠다고 했습니다. 여기까진 제가 약간의 의심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피싱범의 다음 멘트에서 귀찮은 심리를 이용하는 기술에 완벽하게 공략 당했습니다. 피싱범이 "여기로 직접 오시는 방법이 있으시고 원격으로 하시는 방법이 있는데 어떤방법으로 하실거냐" 질문했습니다. 원격만 강제했다면 제가 어느정도 의심을 했을것같습니다. 지금와서 돌아보면 피싱범은 선택지를 늘림으로서 의심을 낮추고, 동시에 귀찮아서 원격을 할것을 예상하고 그렇게 물어본것 같습니다. 피싱범의 예상대로 귀찮고 빨리 해결하고 싶은 마음에 원격으로 처리해달라 했습니다.
Screenshot_20231107_001137_Google Play Store.jpg 오늘 제가 당한 보이스피싱에 대한 장문 글 입니다.
 피싱범은 Qs라는 원격제어 앱을 설치하라 했고 이 앱을 통해 제 휴대폰에 설치된 악성 앱을 지운다고 말했습니다.

 피싱범은 원격제어를 통해 제 휴대폰의 은행어플들을 모두 삭제했고 여러가지 설정을 했습니다.

 그리고 예금보호 보험 사이트에서 뭔가 하는듯한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동시에 어느 은행에 계좌가 있고 예금이 정확히 얼마있는지를 물었고 각 은행별로 금액에 맞는 보험을 걸어준다고 했습니다. 코인과 주식이 있는지도 물었습니다. (아마 털어먹을게 얼마나 있는지 확인하고 견적 보고 있었던 거겠죠..)

 전 이때까지도 아무런 의심없이 오히려 문제를 해결해서 다행이다 라는 생각으로 있었습니다.

 그런데 몇시간후에 문득 이거 혹시 보이스피싱아니야? 하는 생각이 들어 번호를 검색해보니 보이스피싱이라는 말이 많더군요.

 그래서 곧바로 확인을 위해 롯데카드 고객센터에 전화를 걸었습니다. 그런데 고객센터 번호가 없는 번호라 합니다. 정말 이상했던건 없는 번호라는 멘트와 안녕하세요 롯데카드입니다~ 하는 멘트가 동시에 들렸던겁니다.

 뭔가 이상함을 느끼고 금융감독원에 전화를 걸었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금융감독원 번호도 없는 번호라는 멘트가 나왔습니다.

금융감독원 뿐만 아니라 모든 카드사 번호와 심지어 112에도 전화를 걸어봤지만 모두 없는 번호라는 멘트가 나왔습니다.

피싱범이 피싱 신고 관련 번호들을 모두 차단해두었던것입니다..

급하게 은행앱을 다시 설치해 켜보니 다행히 예금은 아직 그대로였습니다. 하지만 제 핸드폰으로는 아무런 조치도 취할 수 없는 상황이라 어머니에게 부탁을해 신한은행 계좌와 카드를 정지시켰습니다. 그리고 휴대폰을 공장 초기화 시켰습니다. 공장 초기화를 시키니 은행사와 금감원 전화가 다시 신호가 갔습니다.
혹시몰라 카카오톡도 탈퇴하고 다시 가입했습니다.
동시에 보이스피싱 피해 메뉴얼을 찾아 전부 시행했습니다.

아직까지 큰 금전적손해는 없습니다.
하지만 그놈들이 이미 제 휴대폰안에 모든 개인정보들을 전부 털어갔을듯합니다.

 여태껏 정말 부끄럽게도 피싱 당하는 사람들은 멍청해서 그런건가? 라는 생각을 평소에 했습니다. 제가 당할 수 도있다는 생각은 전혀 못했죠. 하지만 이번일에서 느낀것은 피싱범들의 빌드업이 생각보다 정교하다는것입니다. 글에서는 다 설명하지 못했지만 의심을 낮추는 포인트들을 굉장히 적재적소에 잘 활용하며 사람의 심리를 잘 이용합니다. 특히 말투가 실제 카드사 직원같았던것이 중요 포인트였던것 같습니다. 저의 오만함과 멍청함이 한탄스럽습니다. 앞으로는 겸손한 마인드 탑재하고 정신똑바로 차리고 살아야겠다는걸 뼈저리게 느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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